거래
채팅은 남는데, 만나서 한 말은 안 남습니다
당근마켓·번개장터 같은 개인 간 중고거래에는 청약철회가 없습니다. 하자담보책임과 6개월 제척기간, 그리고 직거래 현장에서 오간 말이 왜 사는 쪽과 파는 쪽 모두에게 문제가 되는지.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에서 다툼이 생기면, 대부분 이 순서로 흘러갑니다.
물건을 받고 며칠 지나서 연락이 옵니다. 이런 상태인 줄 몰랐다, 환불해달라. 판매자는 분명히 말했다고 하고, 구매자는 못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양쪽 다 자기 채팅방을 뒤집니다.
채팅에 없는 말은, 만난 자리에서 한 말입니다.
먼저 알아둘 것 — 청약철회는 없습니다
개인 간 거래에는 전자상거래법의 청약철회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법은 통신판매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래를 규율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쇼핑에서 익숙한 “단순 변심 7일 이내 환불”이 중고거래에는 없다는 뜻입니다. 사는 쪽이 이걸 모르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파는 쪽도 응할 의무가 있는 줄 아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당근마켓이든 번개장터든, 판매자가 실제로는 사업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중고거래 플랫폼의 판매 게시글을 모니터링한 결과, 사업자가 개인 판매자인 것처럼 위장해 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습니다. 이 경우 구매자는 청약철회권 등 전자상거래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같은 물건을 반복해서 팔거나, 새 제품을 다량으로 올리는 계정이라면 이 부분을 살펴볼 만합니다.
대신 하자담보책임이 있습니다
청약철회가 없다고 아무 책임이 없는 건 아닙니다.
민법 제580조는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매도인이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개인 간 거래도 매매이므로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같은 조항에 중요한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매수인이 하자 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두 경우는 제외됩니다.
- 판매자가 미리 알린 하자 — 알고 샀으므로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 조금만 살펴봤으면 알 수 있었던 하자 — 직접 만나서 확인하고 샀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여기서 다툼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미리 알렸는가”가 전부입니다.
6개월이라는 기간
민법 제582조는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권리를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이 기간을 재판상 청구에만 적용되는 출소기간이 아니라 재판 외 권리행사도 포함하는 기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송을 걸어야만 지키는 기간이 아니라는 뜻이고, 그 안에 판매자에게 명확하게 알리는 것으로 족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알고 나서 미루다가 6개월을 넘기면 그 권리는 사라집니다.
사는 쪽에서 남길 것
- 거래 전 대화는 채팅으로. 상태를 묻는 질문과 답변을 채팅에 남겨두면 그게 가장 확실합니다. 전화로 물어보고 싶어도 채팅으로 한 번 더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 받자마자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두기. 6개월은 안 날부터이지만, 늦게 발견할수록 “받은 뒤에 생긴 것 아니냐”는 반박이 나옵니다
- 직거래 현장 사진. 물건 상태를 그 자리에서 찍어두면 인도 시점의 상태가 남습니다
파는 쪽에서 남길 것
이쪽도 위험이 작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인 판매자는 기댈 제도가 더 적습니다.
고지했다는 걸 판매자가 보여야 합니다. 하자담보책임의 단서가 적용되려면 “매수인이 알았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말로만 설명했다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고지는 채팅으로 정리해두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만나서 설명했더라도, 거래 직전에 “말씀드린 대로 ○○ 부분에 흠집 있고, 배터리 성능 △△%인 점 확인하셨습니다” 정도로 한 줄 남겨두면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기죄 얘기가 나올 때. 환불을 거부하면 사기로 신고하겠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기죄는 처음부터 속일 의사가 있었는지가 문제라 하자를 둘러싼 민사 분쟁과는 구분됩니다. 다만 그 판단은 수사기관이 하므로, 어떤 상태로 어떻게 설명하고 팔았는지를 보여줄 자료가 있는지가 결국 중요해집니다.
그런데 직거래 현장이 남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답은 하나로 모입니다. 채팅에 남겨라.
문제는 실제 거래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채팅으로는 시간과 장소만 정하고, 물건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만난 자리에서 오갑니다.
“여기 이 부분에 살짝 눌린 자국 있어요.” “배터리는 좀 닳았는데 쓰는 데는 지장 없어요.” “박스는 없고 충전기만 드릴게요.” “한번 켜보세요. 문제 있으면 말씀하시고요.”
이 대화가 5분이면 끝나고, 돈이 오가고, 헤어집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이 5분이 분쟁의 전부가 됩니다.
그 5분을 남기는 방법
TalkSafe를 이런 자리에서 쓰면 이렇게 됩니다. 미리 몇 개의 말을 정해두면, 그 말이 들렸을 때 녹음이 시작됩니다. 화면이 잠겨 있어도 시작됩니다. 휴대폰은 주머니에 있어도 됩니다.
그리고 정해두는 말이 내가 하는 말일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가 물건을 설명하면서 할 법한 말을 걸어두면 됩니다. 흠집, 배터리, 고장, 상태, 확인 같은 말이요. 물건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 곧 녹음이 시작되는 순간이 됩니다.
양쪽 모두에게 같은 값을 합니다. 사는 쪽에는 “이런 하자가 있다는 말은 못 들었다”를 뒷받침하고, 파는 쪽에는 “분명히 말씀드렸다”를 뒷받침합니다. 어느 쪽이 정직했든 그 사실이 그대로 남습니다.
녹음이 시작된 시점의 직전 30초까지 함께 저장되므로, 설명이 이미 시작된 뒤에 걸려도 앞부분이 파일에 들어갑니다.
몇 가지 덧붙이면
녹음 중에는 알림이 계속 표시되고 끌 수 없습니다. 내가 참여한 대화를 내가 기록하는 용도이고, 한국에서 대화 당사자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이 부분은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채팅이 우선입니다. 녹음은 채팅이 담지 못하는 현장 대화를 메우는 것이지 대신하는 게 아닙니다. 물건에 관한 중요한 내용은 만나서 이야기했더라도 채팅으로 한 번 더 남겨두시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금액이 크면 플랫폼의 안전결제를 쓰세요. 당근페이나 중고나라 안심결제처럼 플랫폼이 제공하는 결제 수단이 있습니다. 직거래로 현금이 오가면 다툼이 생겼을 때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중고거래도 단순 변심으로 환불할 수 있나요?
개인 간 거래에는 전자상거래법의 청약철회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법은 통신판매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래를 규율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매자가 실제로는 사업자인 경우에는 개인처럼 보이더라도 청약철회권 등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샀는데 하자가 있었습니다. 판매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민법 제580조의 매도인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하자가 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제외됩니다. 즉 판매자가 미리 알렸거나, 조금만 살펴봤으면 알 수 있었던 하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이야기해야 하나요?
민법 제582조에 따라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판례는 이 기간을 재판상 청구에만 한정되는 출소기간이 아니라 재판 외 행사도 포함하는 기간으로 보고 있으므로, 그 안에 판매자에게 명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하자를 미리 알렸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나요?
채팅으로 알렸다면 그 기록이 남습니다. 만나서 말로만 설명했다면 남지 않으므로, 고지한 내용을 거래 전에 채팅으로 한 번 더 정리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사기로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기죄는 처음부터 속일 의사가 있었는지가 문제되므로, 하자를 둘러싼 민사 분쟁과는 구분됩니다. 다만 판단은 수사기관이 하므로, 어떤 상태로 어떻게 설명하고 팔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가 실제로 중요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중고거래도 단순 변심으로 환불할 수 있나요?
개인 간 거래에는 전자상거래법의 청약철회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법은 통신판매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래를 규율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매자가 실제로는 사업자인 경우에는 개인처럼 보이더라도 청약철회권 등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샀는데 하자가 있었습니다. 판매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민법 제580조의 매도인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하자가 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제외됩니다. 즉 판매자가 미리 알렸거나, 조금만 살펴봤으면 알 수 있었던 하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이야기해야 하나요?
민법 제582조에 따라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판례는 이 기간을 재판상 청구에만 한정되는 출소기간이 아니라 재판 외 행사도 포함하는 기간으로 보고 있으므로, 그 안에 판매자에게 명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하자를 미리 알렸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나요?
채팅으로 알렸다면 그 기록이 남습니다. 만나서 말로만 설명했다면 남지 않으므로, 고지한 내용을 거래 전에 채팅으로 한 번 더 정리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사기로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기죄는 처음부터 속일 의사가 있었는지가 문제되므로, 하자를 둘러싼 민사 분쟁과는 구분됩니다. 다만 판단은 수사기관이 하므로, 어떤 상태로 어떻게 설명하고 팔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가 실제로 중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