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계약할 때 들은 말은 2년 뒤에 문제가 됩니다
원상복구는 어디까지인지, 통상의 손모는 누가 부담하는지, 그리고 계약 현장에서 구두로 오간 설명이 왜 보증금 정산에서 사라지는지.
임대차 계약이 다른 계약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문제가 2년 뒤에 생깁니다.
계약할 때는 다들 좋게 이야기합니다. 다투는 건 나갈 때, 보증금에서 얼마를 빼느냐를 두고입니다. 그때가 되면 계약할 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양쪽 기억이 이미 달라져 있습니다.
2년 전 대화를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원상복구의 기준선
먼저 법이 어디에 선을 긋고 있는지부터 보겠습니다.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마모는 임차인 책임이 아닙니다. 판례는 통상의 손모에 대해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특약이 없는 한 그 비용은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봅니다.
논리는 이렇습니다. 임대차는 사용하고 그 대가로 임료를 내는 계약이고, 사용하면 낡는 것은 계약의 성질상 당연히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감가는 임대인이 임료에 감가상각비와 수선비를 포함시켜 이미 회수하고 있다고 봅니다.
통상의 손모에 해당하는 것들
- 못이나 압정 자국 같은 작은 구멍
- 도배·장판의 일반적인 변색
- 노후로 인한 보일러 고장, 배관 부식, 누수
- 자연 발생한 곰팡이, 구조적 균열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
- 고의나 과실로 인한 파손
- 비정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훼손
그리고 하나 더. 이전 세입자가 해놓은 것까지 책임지지 않습니다. 별도 약정이 없는 한 자신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충분합니다.
다만 특약이 있으면 특약이 이깁니다
“도배·장판 교체 시 임차인 부담”, “못질 금지” 같은 구체적인 특약이 있으면 그 내용이 먼저 적용됩니다.
단, 특약은 명확하게 서면으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구두로 오간 이야기는 특약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실제 계약 현장에서는 반대 방향의 말이 훨씬 많이 오갑니다.
계약 현장에서 오가는 말들
“이 정도는 나가실 때 원상복구 안 하셔도 돼요.” “못 몇 개 박는 건 괜찮습니다.” “누수는 없어요. 작년에 다 손봤습니다.” “보일러는 새로 갈았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건 앞에 사시던 분이 해놓으신 거예요.”
이런 말은 계약서에 안 들어갑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도 대개 안 적힙니다.
그런데 이 말들을 듣고 계약을 결정하고, 그 말을 믿고 못을 박고, 그 말을 믿고 누수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2년 뒤 나갈 때 “그런 말 한 적 없다”가 나오면, 그 말이 있었다는 걸 임차인이 보여야 합니다.
중개사의 설명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에 관해 확인하고 설명할 의무를 집니다.
대법원은 중개업자가 직접 조사·확인할 의무까지는 없더라도, 중개의뢰인이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에 관해 그릇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그대로 전달했다면 성실하게 중개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손해가 생기면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배상책임을 집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중개사가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 총액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임대인에게 구두로 들은 금액만 확인·설명서에 적은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나중에 경매가 진행됐을 때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이 적힌 금액을 훨씬 넘었고, 임차인은 배당을 받지 못했습니다.
즉 중개사가 임대인에게 구두로 들은 정보를 그대로 옮긴 것이 분쟁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입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남겨야 할 것들
임대차는 다른 계약보다 남길 것이 많습니다. 시차가 길기 때문입니다.
입주할 때
- 집 상태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 벽, 바닥, 창틀, 욕실, 보일러, 싱크대. 날짜가 기록되게
- 이미 있던 흠은 특히 자세히. 나중에 내가 낸 것으로 오해받는 부분입니다
- 구두로 들은 내용은 특약란에 적어달라고 요청. 한 줄이면 됩니다
계약할 때
- 확인·설명서를 받고 내용을 확인
- 등기부등본, 선순위 임차인 현황, 근저당 설정 여부
사진과 특약이 가장 확실합니다. 다만 계약 현장에서 오가는 말을 전부 특약으로 적어달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분위기상 그렇고, 무엇보다 그 말이 나중에 문제가 될 말인지 그 자리에서는 모릅니다.
말로 오간 부분을 남기는 방법
TalkSafe를 이런 자리에서 쓰면 이렇게 됩니다. 미리 몇 개의 말을 정해두면, 그 말이 들렸을 때 녹음이 시작됩니다. 화면이 잠겨 있어도 시작됩니다. 휴대폰은 주머니에 있어도 됩니다.
그리고 정해두는 말이 내가 하는 말일 필요가 없습니다. 중개사나 임대인이 설명하면서 할 법한 말을 걸어두면 됩니다. 원상복구, 보증금, 누수, 특약, 수리 같은 말이요. 그 얘기가 나오는 순간이 곧 녹음이 시작되는 순간이 됩니다.
시리나 빅스비는 기기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불려나오는 구조라 이런 쓰임이 안 됩니다. 이건 누가 말했든 그 단어 자체를 감지하는 방식이라 가능합니다.
녹음이 시작된 시점의 직전 30초까지 함께 저장되므로, “방금 그거 중요한 말인데” 하고 알아챈 뒤여도 그 설명이 파일에 들어갑니다.
몇 가지 덧붙이면
녹음 중에는 알림이 계속 표시되고 끌 수 없습니다. 내가 참여한 대화를 내가 기록하는 용도이고, 한국에서 대화 당사자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이 부분은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분쟁이 생기면 조정 절차가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고, 한국부동산원·대한법률구조공단·LH에서 운영합니다. 소송보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법률 상담은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이 먼저입니다. 입주할 때 찍어둔 사진 몇 장이 나중에 가장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 녹음은 사진이 담지 못하는 부분, 즉 오간 말을 메우는 것이지 대신하는 게 아닙니다.
원상복구는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마모나 변색은 임차인의 책임이 아닙니다. 판례는 통상의 손모에 대해서는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고의나 과실, 비정상적인 사용으로 인한 파손은 임차인이 원상회복해야 합니다.
이전 세입자가 해놓은 것까지 원상복구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임차인은 자신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충분하며, 이전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습니다.
특약이 있으면 판례보다 특약이 우선하나요?
도배·장판 교체는 임차인 부담과 같은 구체적인 특약이 있으면 그 내용이 우선 적용됩니다. 다만 특약은 명확하게 서면으로 되어 있어야 하며, 구두로만 오간 이야기는 특약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중개사가 말로 설명한 내용도 책임이 있나요?
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에 관해 확인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중개의뢰인이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에 관해 그릇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전달한 경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이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면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보증금 분쟁이 생기면 어디에 상담하나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 LH에서 운영하며 비용 부담이 적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서 법률 상담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원상복구는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마모나 변색은 임차인의 책임이 아닙니다. 판례는 통상의 손모에 대해서는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고의나 과실, 비정상적인 사용으로 인한 파손은 임차인이 원상회복해야 합니다.
이전 세입자가 해놓은 것까지 원상복구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임차인은 자신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충분하며, 이전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습니다.
특약이 있으면 판례보다 특약이 우선하나요?
도배·장판 교체는 임차인 부담과 같은 구체적인 특약이 있으면 그 내용이 우선 적용됩니다. 다만 특약은 명확하게 서면으로 되어 있어야 하며, 구두로만 오간 이야기는 특약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중개사가 말로 설명한 내용도 책임이 있나요?
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에 관해 확인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중개의뢰인이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에 관해 그릇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전달한 경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이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면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보증금 분쟁이 생기면 어디에 상담하나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 LH에서 운영하며 비용 부담이 적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서 법률 상담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