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면접 때 들은 조건과 계약서가 다릅니다
연봉도 재택도 면접에서 말로 정해집니다. 계약서는 첫 출근날 받습니다. 13개국이 근로조건 명시를 어떻게 요구하는지, 말한 것과 다를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비교했습니다.
면접에서 조건이 정해집니다.
“연봉은 말씀하신 금액에 맞춰드릴 수 있고요, 재택은 주 2회 가능합니다.”
첫 출근날 계약서를 받습니다. 연봉은 맞는데 재택 얘기는 없습니다. 물어보면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그건 팀 상황 봐서 조정하기로 한 거고요.”
조건은 면접에서 말로 정해지고, 계약서는 입사한 다음에 받습니다. 그 사이는 대화만 남습니다.
13개국의 근로조건 명시 제도
| 나라 | 서면으로 줘야 하나 | 언제까지 |
|---|---|---|
| 한국 | 임금·소정근로시간·주휴일·연차는 서면 교부 의무 | 근로계약 체결 시 |
| 일본 | 명시 의무. 주요 사항은 서면 교부 | 근로계약 체결 시 |
| 미국 | 연방 차원의 계약서 의무 없음. 캘리포니아·뉴욕은 임금 관련 서면 통지 | 채용 시 |
| 영국 | 모든 근로자·워커에게 서면 명세서 | 고용 첫날까지 |
| 캐나다 온타리오 | 서면 계약 의무 없음. 구두 계약도 유효 | — |
| 호주 | 서면 계약 의무 없음. 공정근로 안내문은 교부 | 고용 시작 시 |
| 뉴질랜드 | 개별 근로계약은 반드시 서면 | 근로 시작 전 |
| 인도 | 임명장 교부 의무(2025년 11월 시행) | 채용 시 |
| 스페인 | 서면 정보 제공 의무 | 근로관계 시작 전(2026년 10월 5일부터) |
| 멕시코 | 서면 작성 의무. 2부를 만들어 각자 보관 | 근로조건 합의 시 |
| 칠레 | 서면 작성 의무 | 입사 후 15일 이내(단기 계약은 5일) |
| 아르헨티나 | 형식 자유. 기간제는 서면 | — |
| 이탈리아 | 서면 교부 의무 | 근로 시작 전(나머지 정보는 7일 이내) |
조사한 나라만 넣었습니다. 아일랜드·독일·프랑스·브라질은 확인하지 못해 뺐습니다. 미국은 주마다, 캐나다와 호주는 주마다 제도가 달라 대표적인 곳을 적었습니다.
서면을 언제까지 줘야 하는지는 이렇게 다른데,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나라도 면접에서 한 말을 기록으로 남기라고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은 채용공고 조건을 뒤집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맺을 때 임금과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를 명시해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는 서면으로 적어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에 채용 단계를 규율하는 법이 따로 있습니다. 구인자는 구직자를 채용한 뒤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됩니다(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다만 이 법은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일본도 채용 단계에 같은 종류의 규제를 두고 있습니다. 직업안정법에 따라 모집할 때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하고, 면접 과정에서 처음 명시한 조건이 바뀌면 그 변경 내용을 명시해야 합니다. 2024년 4월부터는 취업 장소와 업무의 변경 범위, 유기 계약의 갱신 상한도 명시 대상이 되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합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상시 25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용자는 채용공고에 예상 보수나 보수 범위를 적어야 합니다. 범위로 적을 때 상한과 하한의 차이는 연 5만 캐나다달러를 넘을 수 없고, 연 20만 캐나다달러를 넘는 자리는 이 의무에서 빠집니다.
서면을 반드시 줘야 하는 나라, 안 줘도 되는 나라
뉴질랜드가 가장 엄격합니다. 개별 근로계약은 반드시 서면이어야 하고(2000년 고용관계법 제65조), 사용자는 서명된 사본을 보관해야 합니다. 위반하면 근로감독관이 위반 통고를 하거나 고용관계청이 제재금을 명할 수 있습니다.
영국은 모든 근로자와 워커에게 고용 첫날까지 서면 명세서를 주어야 합니다(1996년 고용권리법 제1조, 2020년 4월 6일부터 첫날 의무). 다만 이것만으로 독립된 청구를 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청구가 인용될 때 심판소가 2주분 임금을, 사정에 따라 4주분 임금을 더해 주는 방식입니다(2002년 고용법 제38조).
이탈리아는 EU의 2019/1152 지침을 받은 2022년 법률에 따라 근로 시작 전에 서면으로 주요 정보를 주어야 하고, 나머지는 7일 안에 줘야 합니다. 위반하면 근로자 1인당 250~1,500유로의 행정 제재금이 부과됩니다.
스페인도 같은 지침을 받은 새 시행령이 2026년 9월 15일에 공포돼 2026년 10월 5일부터 시행됩니다. 일반 정보는 근로관계가 시작되기 전에 제공해야 하고, 알고리즘이나 자동화 시스템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하는 경우 그 사실도 알려야 합니다.
인도는 임명장 교부를 의무로 만들었습니다. 2020년 산업안전·보건 및 근로조건 법전에 들어간 내용이고, 노동 법전들은 2025년 11월 2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호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그리고 대부분의 미국 주는 서면 근로계약서를 의무화하지 않습니다. 호주는 서면 계약 없이도 구두 합의로 근로계약이 성립하며, 대신 고용을 시작할 때 공정근로 안내문(Fair Work Information Statement)을 주어야 합니다. 미국은 임의고용이 원칙이고, 캘리포니아(노동법 제2810.5조)와 뉴욕(노동법 제195조 제1항)처럼 채용 시 임금에 관한 서면 통지를 요구하는 주가 있습니다.
계약서에 없으면 누가 증명하나
여기서 나라가 갈립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계약서에 없는 조건을 말로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가 그걸 증명해야 합니다. 면접에서 한 말은 기록이 남지 않으므로, 이 증명이 사실상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칠레는 정반대입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입사한 날부터 15일 안에(30일 미만이거나 특정 공사·용역 계약은 5일 안에) 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이 기간에 작성하지 않으면 근로자가 말하는 내용이 계약 조항인 것으로 법률상 추정됩니다(노동법 제9조). 사용자에게는 1~5 세무단위의 벌금도 부과됩니다.
멕시코는 서면 작성을 의무로 두면서(연방노동법 제24조·제25조), 서면이 없더라도 근로자가 노동법상의 권리를 잃지 않으며 그 형식 위반은 사용자 책임으로 돌린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26조).
아르헨티나는 형식 자유가 원칙이고(노동계약법 제48조), 기간을 정한 계약은 서면으로 해야 합니다(제90조).
말한 것과 다를 때 쓸 수 있는 조항
한국과 일본에는 같은 구조의 조항이 있습니다.
한국.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 근로자는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은 노동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고, 계약이 해제되면 사용자는 취업을 목적으로 거주를 옮긴 근로자에게 귀향 여비를 지급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19조).
일본.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 근로자는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노동기준법 제15조 제2항), 취업을 위해 주거를 옮긴 근로자가 계약 해제일부터 14일 이내에 귀향하는 경우 사용자가 필요한 여비를 부담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미국은 조항이 아니라 판례 법리로 접근합니다. 임의고용이라도, 회사의 약속을 믿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사를 한 것처럼 불이익을 감수한 신뢰가 있으면 약속적 금반언(promissory estoppel)으로 손해를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관건은 약속이 명확했는지, 그리고 그 약속을 믿고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줄 자료가 있는지입니다.
어느 쪽이든 출발점은 같습니다. 무엇을 명시받았는지, 그리고 실제로 무슨 말을 들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면접 뒤에 해야 할 일
공고를 저장해둡니다. 채용공고는 마감되면 사라집니다. 지원한 날 공고 화면을 캡처해 두면 나중에 “그런 조건을 제시한 적 없다”는 말에 답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채용절차법 제4조를 들 때도 근거가 됩니다.
면접이나 통화가 끝나면 그날 문자나 메일로 정리해 보냅니다. “오늘 말씀해주신 대로 연봉 ○○○만원, 재택 주 2회로 이해했습니다. 계약서에 반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이 없어도, 그날 그렇게 이해했다는 기록이 남습니다.
말로만 오가는 자리라면 녹음이 남습니다. 면접과 오퍼 통화는 대개 문자로 남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본인이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한국에서 대화 녹음은 합법인가). 다만 지원자 입장에서 “녹음해도 될까요?”를 꺼내기는 어렵습니다.
TalkSafe는 미리 정해둔 말이 들리면 녹음을 시작하는 안드로이드 녹음 앱입니다. 키워드는 누가 말하든 인식되므로 면접에서 나올 법한 말을 정해둘 수 있고, 화면이 잠긴 상태에서도 동작합니다. 녹음이 시작되기 전 30초까지 함께 저장되므로, 조건 이야기가 시작된 지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녹음을 증거로 쓸 때 원본과 앞부분이 왜 중요한지는 녹음은 했는데 증거로 못 쓰는 경우에, 말로 한 약속이 계약서와 부딪히는 문제 전반은 계약서엔 없는데 미팅에서 말로 정한 것에 정리했습니다.
정리
- 면접에서 한 합의도 계약이 될 수 있지만, 계약서와 다르면 근로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 한국은 임금·근로시간·주휴일·연차를 서면으로 교부해야 하고, 명시된 조건이 사실과 다르면 손해배상 청구와 즉시 해제가 가능합니다.
- 상시 30명 이상 사업장은 채용광고 조건을 채용 후 불리하게 바꾸면 과태료 대상입니다.
- 뉴질랜드는 서면 계약이 필수이고, 칠레는 계약서를 안 쓰면 근로자가 말하는 내용이 계약으로 추정됩니다. 호주와 온타리오는 서면 의무가 없습니다.
- 공고를 캡처하고, 면접 당일 문자로 조건을 정리해 보내고, 말로 오가는 자리는 본인이 참여한 대화를 녹음해 둡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면접에서 말로 약속받은 조건도 효력이 있나요?
근로계약은 말로도 성립하므로 면접에서 합의한 조건도 계약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다르게 적혀 있으면 면접 때 그런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근로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면접이나 통화 직후에 문자나 메일로 조건을 정리해 보내두는 것이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적어서 줘야 하는 조건은 무엇인가요?
사용자는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를 명시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르면 어떻게 하나요?
근로자는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9조). 손해배상은 노동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고, 계약이 해제되면 사용자는 취업을 목적으로 거주를 옮긴 근로자에게 귀향 여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채용공고에 적힌 조건을 입사 후에 바꿔도 되나요?
구인자는 구직자를 채용한 뒤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됩니다(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 법은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다른 나라도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주어야 하나요?
나라마다 다릅니다. 뉴질랜드는 개별 근로계약이 반드시 서면이어야 하고(2000년 고용관계법 제65조), 영국은 고용 첫날까지 서면 명세서를 주어야 하며, 이탈리아는 근로 시작 전에 서면으로 교부해야 합니다. 반면 호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서면 계약서를 의무화하지 않고 구두 계약도 유효합니다.
계약서를 안 준 나라에서는 누구 말이 기준이 되나요?
칠레는 사용자가 입사 후 15일 안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근로자가 말하는 내용이 계약 조항인 것으로 법률상 추정됩니다(노동법 제9조). 멕시코는 서면이 없더라도 근로자가 권리를 잃지 않고 그 형식 위반은 사용자 책임으로 봅니다(연방노동법 제26조).
면접 내용을 녹음해도 되나요?
한국에서 본인이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금지되는 것은 본인이 참여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입니다. TalkSafe는 미리 정해둔 말이 들리면 녹음을 시작하는 안드로이드 녹음 앱으로, 화면이 잠긴 상태에서도 동작하고 녹음 시작 전 30초까지 함께 저장됩니다.